우정, 선후배, 연인관계에 대한 내 생각.
여기 지적이고 잘생기고 돈도 많은 두 남자가 있다.
(가령 원빈과 장동건)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인다.
완벽한 이 둘이 모여 완벽한 친구가 될까?
여기 능력있고 잘생기고 집안 좋은 남자와 현모양처에 미인인 여자가 있다.
(가령 재벌2세와 유명 아나운서)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인다. 그들이 완벽한 연인이 될까?
영화 GOOD WILL HUNTING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불완전한 두 명이 만나서 완벽해 질때 그들이 완벽한 친구, 연인이다.
모두들 죽마고우, 천생연분을 꿈꾸며 만나지만 싸우는 경우가 허다하다. 가족끼리도 싸우는데 친구, 연인 사이는 오죽허랴.
싸우는 이유는 대부분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해서이다.
저 사람이 왜 저런 말과 행동을 하지?
내가 이걸 함께 하고 싶은데 하면 안되나?
여기서 친구나 연인 사이처럼 격이 없는 사이가 되면 더욱 심각해 진다.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상대방을 점점 내 기준에 맞춰 바꾸려고 한다.
24년간 다른 집안, 지역, 교육 환경에서 살아온 친구를 짦은 시간에 나와 맞추려고 하니 싸움은 더 깊어 질 수 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몇 가지 해결책을 생각해 보았다.
첫째, 처음부터 나와 100% 맞는 친구, 연인을 찾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서로가 생각하는 중요한 가치(가족, 사랑, 교육)에 대해서는 비슷한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
하지만 식습관, 어투 등 디테일한 면까지 모두 맞는 사람은 정말 평생가도 찾기 어렵다.(도플갱어를 만날 확률정도?)
둘째, 그 사람을 나와 맞추는 것을 포기한다.
한 때 내가 선택했던 방법이다. 저 사람을 저렇게 살아왔는데 내가 무슨 수로 바꾸나. 그냥 냅두자.
그런데 포기 하면 너무 슬프다. 사랑하는 친구가 내가 싫어하는 행동을 계속 할 때 아니면 내가 함께 하고 싶은 행동을 싫어할 때 포기하면 행복하기 보다 슬프다.
셋째, 이해시키고 설득시킨다. 휴,,말이 이해와 설득이지 거의 다툼이나 다름없다. 20년이 넘게 다르게 살아온 사람을 1~2년만에 나와 비슷하게 바꾸려고 하면 나도 힘들고 그 사람도 힘들다.
불완전한 두명이 어떻게해야 서로가 완벽해질까.
내 이야기를 잠깐 해보자.
나에게는 신기한 친구놈이 하나 있다. 이 놈과 친구가 된지는 올해로서 24년 째이다.(응..? 내가 24살인데..?) 사실 아버지끼리 친구여서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친구였다. 항상 같이 있었다. 서로 모르는게 있으면 그게 신기할 지경이다. 눈만 봐도 친구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밥 먹을 때, 잠 잘 때, 여자 관계 등 모든 걸 다 안다. 신기한 건 24년간 단 한번도 싸우지 않았다.
곰곰히 생각했다. 도대체 이 놈과는 왜 싸우지 않는지, 우린 생각하는 것도 다르고 성격도 상당히 다른데..
(덤벙/차분, 꼼꼼/대강 170/180, 청순/귀염, 사색/시끌벅적 등등)
내 생각에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점차 닮아 가고 있다. 예로 그 놈이 말을 천천히 차분하게 하다 보니 나도 점차 그렇게 되가고, 그 놈도 내가 말보다 행동을 먼저하니 요즘에는 먼저 움직이려 한다. 같이 있다보면 신기하다 이렇게나 닮아가나.
서로 다른 대학교에 다니기 때문에 생각이 매주 서로 달라진다. 하지만 만나서 대화를 하다 보면 서로의 생각에 금세 동화되고 닮아간다. 닮기 시작하면 상대방을 이해할 필요도 없다. 그가 나이고 내가 그이다.
항상 함께 있는 친구와 연인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서로 닮게 된다. 마치 먹물이 점차 한지에 스며드는 것처럼 서로의 색이 서로의 한지에 스며들게 된다.
나도 모르게 친구의 모습을 닮아가고 친구가 좋아하는 행동에 함께 웃고 떠들고 함께 분노하고, 취미를 공유하고, 운동을 함께 하면서 닮아가는 것이다.
나와 다르게 살아온 사람을 바꾸려고 이해시키려고 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나와 닮을 수 있도록 함께 시간을 보내고 기다리는 것도 좋을 듯 싶다.
하지만 한가지, 서로가 서로에게 무엇이 다른지 알아야 하고(꼭 대화를 통해 말를 해야된다.) 서로에게 맞추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다.